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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검은 월요일, WTI 급락 : 셰일오일로 인한 패러다임의 변화

by prillen 2020. 3. 11.

셰일오일로 인한 패러다임의 변화

지난주 금요일(3월6일) 시카고선물거래소 장 종료시 원유(WTI) 선물가격은 40달러 초반대에 있었습니다. 중국 우한 폐렴의 유행으로 경제가 안좋아지면서 석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 예상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OPEC 주도로 감산 논의가 진행중이었는데요, 러시아가 이에 반대하면서 감산 논의가 불발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오히려 증산 및 가격인하를 선언하면서 월요일 장 시작시 선물가격이 30달러 초반까지 갭하락 하였습니다.(장 초반에는 27달러까지 하락)

이러한 상황의 배경에는 석유의 패권이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의 손을 떠났다는 판단이 있다고 봅니다. 전세계 1위 산유국으로 미국이 떠오르면서 과거 1,2차 석유파동의 주체였던 OPEC은 그 힘을 잃어버렸습니다. 세계 3대 원유로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있는 만큼 미국은 과거부터 산유국이었으나, 그 생산량이 자국 수요에도 미치지 못하여 수출이 금지되어 있었는데요. 기술의 발달로 셰일오일이 채굴되면서 미국은 현재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12~14%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매장량도 전세계 1위로 알려진 상황입니다. 실은 OPEC+가 아무리 감산을 해도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이 계속 석유를 뽑아대면 가격은 올라갈 수 없는 것이죠. 러시아가 이번 추가 감산에 동의하지 않은 것은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보기 싫어서라는 말도 있구요.

by Martin Armstrong(www.statista.com)

유가의 급락이 미 증시의 급락으로 이어진 것은 채산성 악화로 셰일오일 업체들이 도산할 시 미국 채권시장(특히 high yield bond)이 자금난에 빠지고, 나아가 금융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합니다. 셰일오일 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은 회사별로 30달러부터 60달러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데, 만약 원유 가격이 31달러인 경우 Exxon, Chevron, Occidental, Crownqeust 4개 업체만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고 합니다. 3월 9일 셰일오일 업체들의 주가가 50% 이상 하락한데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도 S-oil이 명예퇴직을 받는다고 해서 이슈가 되었지요.

 

원유 손익분기점

※ 셰일오일 채굴 위치별 손익분기점 차트 (bloomber.com)

실은 이미 사우디아라비아는 2015년 셰일오일 업체들과의 치킨게임을 했다가 포기한 전력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배럴당 100달러가 넘던 국제유가가 30달러 밑으로 유지되었죠. 비록 사우디아라비아의 손익분기점이 10달러 미만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낮은 가격으로는 원유에 국가를 의존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제대로 운영될 수 없었습니다. 아람코를 상장해서 국가 기반시설에 투자하려는 노력은 더 이상 석유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는 판단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월요일 오전에 패닉셀과 과매도가 있다고 판단해서 원유 ETF를 매수했다가 7% 정도 수익을 보고 수요일에 청산했습니다. 다시 30달러 아래로 하락할 가능성은 잘 모르겠으나, 단기간 40달러를 넘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판단으로 추가적인 기회를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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